게이머즈 2005년 5월호

(주) 게임문화


PS2 게임 공략 - 팬텀 킹덤


디스가이아 공략본 & 건담전기 월플 공략, 드퀘8 공략에 이은 내가 미쳤지 시리즈 3탄.
그것은 바로... '인턴 하면서 공략하기'였다 ㄱ-
사실 라 퓌셀도, 디스가이아도 정발되면서 공략이 들어간 타이틀들이었기 때문에 정발 가능성이 한없이 0에 수렴하던 팬텀 킹덤이 공략될줄은 상상하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강군 기자니마가 슬쩍 던진 한 마디에 고뇌의 수렁텅이에 빠지게 되었고(니뽕이치 야리코미 SRPG인데!! 전담이잖아!!), 결국 4월 스케쥴이 가정의학과라는 걸 고려하고서는 대담무쌍하게 내질러버렸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사실 가정의학과 인턴이라는 게 제아무리 떡을 쳐도(물론 예전에도 썼었지만 난 그 널럴한 곳에서도 별 이상한 것들에 엮이면서 일을 떠안았었다. 시험문제 300개 내기라던가...ㄱ-) 워낙에 놀고먹는 자리인지라 생각만큼 시간에 쫓기지는 않았다. 전 달에 비해 월급은 2배를 받아먹으면서(3월은 월급이 반토막...-_-) 일은 1/10 가량밖에 안 하니...(신경과에서는 하루에 한 20시간 일했는데 가정의학과에서는 한 2시간이면 다 끝났었다)

사실 이 공략을 맡은 이유 중에 하나는 단순히 '인턴 하면서도 공략이 가능한가' 스스로를 시험해보기 위한 것도 있었다(...빵꾸나면 어쩌게-_-?). 결론은 'yes'이긴 했지만, 가정의학과 같은 특혜받은 곳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걸 스스로도 인식하고는 있었다...

아무튼. 널럴하다고는 해도 집에 자주 가지는 못 하는 신분인 만큼, 병원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이 필요했다. 당시는 내 노트북을 구입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강군 기자니마한테서 노트북을 하나 빌리고(...), 캡처 작업을 위해 USB TV 수신 카드도 하나 구입했다. 화질은 작살에, 소리와 화면이 싱크가 안 맞았기 때문에 결국 S단자와 AV 케이블이 같이 있는 겸용 케이블을 사용하여 숙소 방에 있던 TV에 S 단자를 연결하여 화면을 보면서 동시에 AV 케이블로 TV 수신 카드에 연결하여 스샷이 필요할 때에는 캡처를 하는 기묘한 방식을 이용하였다. 물론 집에 가거나 회사에 가 있을 때에는 훨씬 화질이 좋은 스크린샷을 찍을 수 있었다. 야리코미를 표방하는 니뽕이치 게임인 만큼 시간 절약을 위해 처음으로 금단의 영역에  손을 대기도 하고...
작업하던 당시는 당연히 제대로 된 공략본이 나오기 이전이었던 만큼 자료는 정보의 바다를 헤집으면서 닥치는대로 긁어모아놓은 것들(뭐 이 시리즈도 바다건너에서 나름대로 탄탄한 팬층을 지니고 있는지라 쓸만한 정보 사이트는 제법 되니까 큰 문제는 없었다).
니폰이치 게임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즐겁게 웃고, 때로는 눈가를 적시는 장면들이 많기에, 옆에서 지켜보는 이는 뭐 저 따위 후져보이는 2d 그래픽 게임을 하면서 혼자서 깔깔대고 웃노- 할 수 있지만 정말 재밌는 걸 어떻게 해(...) 아마 당시 나랑 같은 방을 썼던 이들은 전 달까지 신나게 즐기던 삼국무쌍(정작 주인인 나는 떡치느라 방에 있지도 못했으니)을 못 하게 된 게 내심 짜증나고 억울했을 거다. 주인인 내가 PS2로 요상한 게임이나 돌리고 앉아 있었으니.
팬텀 킹덤도 나름대로 성공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사실 팬텀 브레이브만큼이나 요상한 시스템을 쓰고 있어서(...) 아쉬운 점도 꽤 있는 게임이다. 아마 시스템이 라 퓌셀이나 디스가이아처럼 좀 더 정리되어 있었다면(괜히 디스가이아2가 전작 비슷한 시스템을 쓴 건 아니겠지) 훨씬 더 좋은 평가, 더 많은 인기를 누리지 않았을까나. 캐릭터와 대사, 스토리는 정말 아쉬울 게 없는 작품이니까(특히 나중에 별 생각없이 구입했던 드라마 CD를 듣다가 혼자 길거리에서 가가대소하기를 수십차례, 이후로 니폰이치 소프트웨어 게임들의 드라마 CD를 몽창 모으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팬텀 킹덤 드라마 CD들은 걸작. 프리즘빠뿌하루뽕삐~!) ...근데 사실 공략하면서는 그 기묘한 시스템은 크게 신경쓰지도 않았다. 오직 힘으로  짓밟으면서 돌진할 뿐.
'전술'적인 측면이 어찌보면 좀 약해서일까. 대사 번역에 치중한 공략을 써도 되려 사람들은 좋아한다는 점(...하긴, 이건 이 게임의 특성이라기보다는 똘X웹 유저들의 성향일수도 있겠지만). 대사량이 빼어나게 많은 게임이 아니긴 하지만, 거의 모든 대사를 박아넣고, 모든 루트 및 모든 숨겨진 맵 이벤트를 다 번역하면서 참 많이도 웃었다. 드퀘8 때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정말 '즐겁게' 한 공략이었다고나 할까...
25페이지 가량 할당 받았으면서 원고는 그 2배에 달하는 분량을 써버려서 어떻게 될지 걱정도 되었었는데 저 넓적한 도비라를 보면 의외로 별 탈은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으~음, 이 녀석도 미술실에 가서 화면 교정을 봤었던가.... -_-a(가물가물) 뭐 어쨋거나 모든 루트를 정리했다는 점만으로도 스스로 마음에는 제법 든 공략이었다. 까놓고 말하자면 대사 이외의 '내용'에 관해서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별로 문제삼는 이는 없었던 듯... -_-
...이런 미친 짓은 두 번 다시 안하게 될 줄 알았...으나. 약 1년 후, 나는(to be continued)




by AyakO | 2007/04/08 11:20 | Arbeit macht Frei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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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키렌 at 2007/04/08 12:27
1년후에 디스가이아 2 공략을 하셨군요?(...)
Commented by anahen at 2007/04/08 19:16
팬텀킹덤 드라마 시디를 듣고싶다 ㅠㅠ
이건 도대체 구할수가 없어서리 ㅠㅠ
Commented by 사보텐 at 2007/04/08 21:29
아키바에 있는 로젠퀸 상회 아직 살아있나요? @_@
이번에는 자금이 좀 되어서 니뽕이치 음반도 좀 쓸어볼까 하는데 정보가 부족하군요 뜨압
(5월에 갑니다(
Commented by AyakO at 2007/04/09 01:48
키렌 // 마아 (...)

anahen // 욧커닷컴 침몰되어서 올릴 데도 없으... 아마존을 찔러보삼.

사보텐 //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요. 호모랜드에게 꾸준히 잠식당하고 있지만, 2월달 홍바박과 같이 갔을 때에도 일단 남아있긴 했었습니다.
.....전 이제 거의다 쓸었습니다(그리고 거기 없는 물건도 많으니 다른 곳도 뒤지셔야 할 듯)
Commented by 관리자 at 2007/04/09 03:33
이기회에 샤보레스도 건담 카드빌더의 짐승으로 -ㅠ-
Commented by 수려 at 2007/04/09 18:42
Commented by 장갑냐옹이 at 2007/04/09 20:49
당연하게도 계속 나오는군요. 디스가이아는 한 번 깨고 질려서, 이런 류는 이제 사양입니다. PSP 잔느 다르크는 2/3 정도 하고 질려버려서(껍데기만 훌륭한 전형적인 B급), 신삥으로 산 거 미련 없이 국전에 넘겼습니다. 도저히 가지고 있질 못하겠더군요. 아무래도 적성에 맞지 않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아야코 님 글을 보면 왠지 뭔가 대단하게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사 놀이 알아면 들으면 정말 재밌으니까요. 공략자는 아야코 님처럼 "사라! 두 개 사라! 후회 안 할 거다!"라는 뉘앙스를 은근히 풍기는 글과 함께 플레이를 보여줘야죠.
Commented by 엘피플 at 2007/04/10 15:16
이젠 저런류의 파고들기식 RPG는 시간문제로 안하고 삽니다.

올해엔 드래곤퀘스트9/바이오쇼크/매스이펙트/오딘스피어/슈로대OGs빼곤 RPG류

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바이오쇼크는 RPG라고 보기도 힘들고...
Commented by AyakO at 2007/04/15 05:15
관리자 // 그의 재력이라면 무시무시한 결과가 나올지도요
...그나저나 마지막날 입수한 연방군 레어카드 MC건담 이 배출정지되었더군요. 이젠 더 레어가 되는 건가...

수려 // 봤지...낼름낼름

장갑냐옹이 // 전 안 해도 다 소장하고 있어서 뭔가 수북히 쌓인 소프트가 한 더미(...)

엘피플 // 저는 원래부터 시간문제로 고민해오던 시리즈였죠(...)
아마 공략 아니었으면 끝끝내 하지 못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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