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플레이스테이션 2004년 7월호



(주) 게임문화

공략 - 제로 ~붉은 나비~

나름대로 상당히 애착이 가는 원고임에도 불구하고 모종의 사정(책이 현재 내 수중에 없...--)으로 인해 빠뜨리고 넘어갈 뻔했다.

어쨋거나.
폴리클 말기, 미쳐서 한 달에 공략도 두 탕씩 뛰던 시절, 그 이유는 돈이 궁해서였으니, 월플 쪽에도 공략을 달라고 말을 해놨었고 구팀장님이 나열하는 타이틀 중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는 건 이 붉은나비밖에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예약을 하고, 소프트는 일찍 받았...지만 회사에서 일본쪽 공략본도 사다가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이런저런 문제로 결국 입수하지 못했다(해골 기자님 개인 책이 한 권 있었지만 그건 게이머즈쪽 공략으로 넘어갔음). 난 멍하니 계속 그 공략본을 기다리다가 한참 늦게서야 공략을 시작하게 되었고...

내가 이 게임에 얼마나 매혹되었는지는 지겹도록 떠들어댔으니까 넘어가기로 하고, 아무튼 그만큼 마음에 든 게임이다 보니 공략에도 최대한 정성을 쏟고 싶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담당기자가 되셨던 반성훈 기자님의 속을 박박 태우면서 마감날짜를 훌쩍 넘겨서 원고를 넘겼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할 필살의 원고라고 생각은 했었다(...) 거기에 맵도 일일히 다 집어넣기로 하고(이 때의 맵은 뵥님께서 그리시느라 대단히 고생했다는 풍문을 들은 것 같다), 데이터 표도 옹창 집어 넣어서... 다만 시간 & 실력 문제로, 닷핵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희망은 하지만 단 한 번도 해내지 못한 '기본 루트'와 '자세한 설명 및 부가 요소'를 따로 개재해서 취사선택이 가능하게 하는 공략은 만들지 못했고, 백날 하던 '내가 하라는대로 한 발자국씩 따라오면 100% 채울 수 있어' 식의 미국 Walkthrough 공략이 되어버렸다.

공략을 할 때에도 1번 클리어한 후에 리플레이를 거의 하지 않는(...) 내가 이 공략을 하면서 클리어만 3번인가 한 것 같은데, 난이도별로 조금씩 달라지는(주로 심령사진 찍는곳...) 곳들 확인하느라, 그리고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는 마지막 전투 이벤트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후회는 안 하지만). 아무튼 워낙 많은 걸 밀어넣으려다보니 결국 분량이 넘쳐서(게다가 맵까지 왕창 들어갔으니... 원래는 한참 더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도저히 분량을 감당할 수 없어서 겹치는 건 최대한 줄인 게 이 정도다) 도비라는 저렇게 얇게 되어버렸고,' 장화 홍련'이라는 글자에 붉은 줄을 주욱 그어넣는 조크도 알아보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분량 문제로 처음에 의도했던 맵을 모두 넣을 수는 없었기에, 결국 본문에서 설명하는 장소들(길동이네 집 2층 화장실에서 아이템을 구해야할 경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복도 그리고 화장실의 맵만 집어넣는 식)만 잘라서 넣고, 대신 맵에 아이템 등을 다 표기하는... 맵 작업만 해도 막판에 꽤나 번거로운 일이었는데 다른 필자들은 곧잘 하는 것 같지만 난 단행본 제외하면 거의 맵 손 댄 적이 없어서 말이지(...) 게임상의 맵을 캡처해서 그림판으로 작업하는 짓도 하고... 이래저래 확실히 '정성'은 많이 들어간 공략이었다.

버릇대로 여기저기 몇 군데에 장난도 쳤는데, 대쉬버튼을 연타하면 호버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문단의 제목을 'MS-09 MIO'라고 쓰거나(이건 아무도 못 알아차렸던 듯... orz), 초딩 3연성의 무시무시한 '언니 놀아줘' 공격을 제트 스트림 어택에 비유한 것(오르테가! 매쉬! 하얀 언니에게 제트 스트림 어택을 걸자!) 등등등(이 캡션은 여러곳에서 상당히 호평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기분이 좋았다; ). ...알아볼 사람이 제한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모든 아이템, 모든 심령사진의 입수 위치를 데이터 표로 다 정리해넣어서 뿌듯해하긴 했지만, 두 가지 해프닝이 있었다. 하나는 SCEK측에서 '정발 버전에는 유저 이벤트를 통해 새로이 만든 한국형 지박령이 4개 [추가]되었다'고 해서 그놈들을 대체 어떻게 찾나, 하고 한참 삽질을 한 것(SCEK측에서 출현 위치 맵 사진도 줬지만, 뭔가가 이상했다. 한참 후에서야 원래 일본판에 던 지박령 4마리 대신 이 4개를 바꿔넣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데이터는 결국 일본 공략 사이트의 것을참조했기 때문에 심령 사진에 나오는 잡귀들의 번호가 정발판이 아닌 일판 기준이 되어버린 것(...저 한국판 지박령 4마리 때문에 정발판의 심령사진은 번호가 다 바뀌었음). 이건 나중에 깨닫고 정말 아차- 싶었다 -_- (나중에 보니까 표에서 잡귀 한 마리가 빠지기도 했고... 본문엔 설명했지만)

아예 처음부터 자원했던(...아닌가) 해후의우주 같은 경우도 시간이나 분량의 압박으로 미처 넣지 못한 게 있었던 반면, 이 붉은 나비 공략은 정말로 '하얗게 불사른' 필살의 원고였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똘츄웹 등지에서 가타부타 별다른 반응이 없어서 참 아쉬워했던 것도 기억난다 --

여담이지만 이 때의 원고의 파일명은 어째서인지 [애자매2]. 웹하드에 원고와 사진 파일을 올렸는데 반기자님께서 한동안 찾지 못하셨다... ...다음달 월플 게임 순위 코너에 이 얘기가 언급되더라.

by AyakO | 2005/04/10 04:38 | Arbeit macht Frei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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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그린필드 at 2005/04/10 11:21
역시 말장난은 누가 알아줘야 제 맛...이라기보단 당연히 못 알아주면 초 뻘쭘하지요.
Commented by Bahnsee at 2005/04/14 21:04
건전과 순수를 모토로 삼고 있는 제가 에로게 제목이랑 같은 이름의 파일을 열어보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죠. 흠흠...
Commented by AyakO at 2005/04/18 11:03
그린필드 // 그렇죠

Bahnee // 건전과순수를 모토로 살고 계시는 분이 그게 에로게 제목이라는 건 어찌 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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